그날에서 책읽기 제4호 발간사
발간사
1998년 7월 14일
그날이오면 대표 김동운
농촌활동과 환경활동을 다녀와 검게 그을린 모습으로 다시 세미나에 전념하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올 여름도 그렇게 무덥지만은 않겠구나 생각해봅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는 말이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퇴출이다, 구조조정이다 해서 뙤약볕에서 하루를 보내거나 장마 비에 옷을 적시는 분들에게도 그렇고, 신영복 선생님 말씀대로 자기 옆 사람을 단지 37도 열 덩어리로만 느껴 증오하게 하는 감옥에 계신 양심수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물론 독방에 계신 양심수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라고 부정하신 안동교도소의 비전향 장기수 강용주님과 같은 예외도 많이 있지만 말입니다.
<그날에서 책읽기> 1호 양심수와 국가보안법이라는 기획에서 소개되었고, 2호에는 그분 편지가 실린 적이 있었던 강용주님께서 다시 장문의 편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감옥 안에서의 깊은 성찰이 <그날에서 책읽기> 독자들에게도 큰 감동을 줄 것 같아 필자의 허락도 받지 않고 싣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이번 8.15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양심을 말살하는 전향제도가 완전 철폐되어 환한 얼굴로 감옥 문을 나서는 수많은 양심수들과 그 속에 당당하게 서 있는 강용주님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그날에서 책읽기> 4호는 여름방학으로 인해 7, 8월 합본호로 내게 되었습니다. 7월 1일 헛걸음하신 많은 분들과 7월초 우편으로 도착할 <그날에서 책읽기>를 기다리신 분들께 죄송한 말씀 전합니다. 이번 호에는 지난 6.4 지방 자치 선거에 「그날이 오면」 대표인 유정희씨가 신림9동 구의원에 출마하여 당선된 것을 계기로 ‘지방자치와 참여민주주의’를 특집 중의 하나로 다루었습니다. <그날이 오면> 10년의 성과를 토대로 이제 대학에서 지역으로 그 활동의 공간을 넓혀나가 대학과 지역을 발전적으로 연결하는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또 하나의 특집으로는 앞의 내용과 많은 연관성이 있기도 하고 최근 활발해진 환경운동을 고려하여 ‘환경운동’을 다루었으며 김도윤씨께서 진정한 생태주의를 위해 생활스타일(life style)을 전환할 것을 주장하는 좋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멀리 진주에서 민족민주운동의 선배이신 최형록 선배님께서 귀한 서평을 보내주셨고, 「소수문화들의 정치학」 등의 저자이시기도 하고, <그날이 오면>의 최대 고객이신 고길섶 님의 서평도 실을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호부터는 문화 부분을 하나의 독립된 꼭지로 해서 새롭게 영화 이야기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그간 <그날에서 책읽기>의 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서평을 써주시고 매번 최종 편집을 며칠 밤을 새며 도와주신 편집자문위원의 모범 김병윤씨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밖에도 많은 후원회원님들, 신간소개 등에 글을 써주신 분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지난번 선거로 인해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없었을 때도 거뜬하게 3호를 만들어낸 편집위원들께 대견함을 느낍니다.
IMF 구제금융은 애꿎게 <그날이 오면>에도 영향을 미쳐 <그날에서 책읽기>의 발간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후원회원 가입으로 또는 적극적인 「그날이 오면」 이용으로, 또 <그날에서 책읽기>를 꼼꼼히 읽어주시는 것으로 저희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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