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대회를 마무리하며

서평대회를 마무리하며

그날이오면 김동운 대표


올해는 유달리 여러 영역에서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20년전인 1987년은 우리사회의 커다란 획을 긋는 한해였습니다.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이루기위한 민중들의 열망이 6월 민주화항쟁으로 뜨거웠고, 독재권력의 후퇴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7,8,9월 노동자 대투쟁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민족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한 투쟁이 활발하게 뒤를 이었습니다.

이렇게 사회의 변혁과 진보를 위한 역동적인 시기, 그 시대적 흐름을 함께하기 위한 작은 몸짓으로 1988년 1월, 〈그날이 오면〉은 시작되었습니다.

20년,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그동안 많은 시대적 변화가 있었습니다.

세계적 범위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 변혁을 통해 인간해방을 이루어가려는 현실 사회주의의 일정한 실패가 이어졌고, 그 속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세력은 자신의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공세를 더욱 강화해갔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제도적 절차적 민주주의의 일정한 확대 속에서도,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정체와 후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국주의 세력의 신자유주의적 공세는 정치군사적인 영역에서, 사회경제적인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우리의 삶의 조건들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대학도 세계에 대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이를 통해 보다 나은 대안들을 모색해가는 곳으로 서가 아니라, 부당한 외부적 공세에 순응하기 급급한 곳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물질적 조건의 변화는 우리의 의식까지도 변화시켜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가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고정불변의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각자 치열한 경쟁의 승리를 통해 살길을 찾는 것이 유일한 희망인 것처럼 믿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150여개에 이르던 인문사회과학 서점이 대부분 문을 닫거나 몇 개 명맥을 유지한 곳 마저도 성격을 바꿀 수 밖에 없게 만들었고, 후발주자이던 〈그날이 오면〉이 사실상 유일하게 남게된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10년전 IMF사태가 한창일 때 〈그날이 오면 10주년 기념 서평대회〉를 열었습니다.

이 서평대회를 계기로 매달 〈그날에서 책읽기〉라는 매체를 발간했습니다.

서점 2층에는 세미나 카페를 열어 편안하게 세미나를 할 수 있고 〈저자와의 대화〉등을 통해 진보적인 이론을 모색해가는 진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어려워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없이 적극적으로 타개해나가기 위한 노력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인한 재정구조의 악화는 결국 추운 겨울을 낙엽을 떨어뜨리고 견뎌내는 나무를 닮아야 했습니다.

그 겨울이 계속되면서 작년 9월 〈그날이 오면〉을 거쳐간 선배들과 현재 〈그날〉과 호흡을 같이하는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 〈그날이 오면 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이 〈그날이 오면 후원회〉의 커다란 도움 속에서 다시 힘차게 날아오를 〈그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번 서평대회도 바로 이러한 비상의 한 과정으로 준비되었습니다.

모두 81편이나 되는 많은 응모작들을 보면서도 그랬고, 서평심사를 하면서 아, 아직도 여전히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한 열정이 치열하게 계속 이어지고 있구나, 이러한 열정이 살아 숨쉬는 한 이것이 불씨가 되어 온 광야를 불태울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게된 건 커다란 행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귀한 서평을 내주신 많은 분들, 심사해주신 다섯분 선생님들, 서울대 총학생회 그리고 후원회장님을 비롯하여 서평대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애써주신 모든 분들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서평대회 상금 전액을 후원해주시고 앞으로도 매년 서평대회를 열 수 있도록 후원을 약속하신 후원회 이범 부회장님께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서평대회의 여러 가지 미숙한 점들을 보완해서 앞으로 더욱 충실하고 의미있는 서평대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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