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 경제체제를 찾아서

일반부문 예선통과작

대안적 경제체제를 찾아서

『자본주의 고쳐쓰기』의 제안을 중심으로

박기영


1970년대의 오일쇼크로 인한 세계 경제의 위기 하에서 대처와 레이건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가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바탕으로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해 국가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그러나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신자유주의는 예측 불가능한 금융위기, 빈곤계층 증가로 인한 소득불평등의 심화와 실업률의 증가 등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기점으로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IMF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10년 넘게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규제완화 정책과 기업 친화적 정책들이 유입되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여전히 주요하게 사용되고 있는바 시급히 경제정책의 수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자본주의 고쳐쓰기』의 저자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신자유주의가 끼친 부정적 영향과 이를 씻어내기 위한 새로운 경제정책의 방향을 살펴본다.

『자본주의 고쳐쓰기』의 저자들은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으로 가장 먼저 금융자본에 대한 규제철폐를 꼽고 있다. 은행, 보험사, 투자은행 등의 대규모 자본들은 완화되는 금융규제를 이용하여 자본 운영이 자유로운 특수목적회사(special-purpose vehicle;SPV)를 설립하였다. 이들은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구체적 정보 없이 높은 위험성을 지닌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였다. 회사들은 신용평가기관의 충분치 못한 평가로도 충분하였다. 또한 특수목적회사들은 금융상품을 담보로 차입을 무수히 반복하여 자기자본의 비율을 극도로 낮추었다. 그리고 투자대상 기업들은 여러 자산을 복합적으로 섞은 파생상품 등을 통해 쉽게 자금을 공급받았다. 그러나 미래의 경제상황은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 수 없다. 결국 합리성에 근거하여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거란 금융사들의 자만은 자신들의 기대가 빗나간 순간 엄청난 영향을 일으켰다. 자산 가치는 대폭 하락하여 투자기업들은 파산하였고 이로 인한 금융회사의 부실화와 실물경제의 침체가 일어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서브프라임에 대한 직접 투자규모가 크지 않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한 발짝 비켜나 있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피해가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를 기점으로 금융자유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거대국제자본 혹은 국내 기득권 세력에 의한 금융위협을 꾸준히 받아왔다. 예컨대 지난 2003년 미국의 사모펀드 중 하나인 론스타 펀드는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입하였다. 그리고 하나은행에 몇 배의 시세차익을 내며 판매에 성공하였다. 이 과정에서 론스타는 정부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주가조작, 인수가액 조작 등 각종 범법행위들을 저질렀으나 정부로부터 제재를 거의 받지 않았다. 오히려 경영정상화를 명분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이 일어나 외환은행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이처럼 론스타 사태는 국내 금융부문이 외국계 펀드에 의해 휘둘리는 사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도 강남3구 부동산 투기지역 해제, 재건축 규제완화 등 지속적인 경제 규제 완화책을 제시하고 있어 미국, 유럽 출신의 거대자본에 의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위협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두 번째로 저자들은 본질적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 비용과 편익의 비교로 환경이나 생명과 같은 무한한 가치들이 격하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고전학파들은 비용과 편익의 논리를 이용해 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회적 이익을 희생시킬 수 있음을 정당화시켰다. 저자들은 신고전학파 학자들의 이런 태도가 인류가 지켜야 할 가치들을 훼손시키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환경과 자원을 돈의 가치로 환산시킴으로써 경제 성장을 위한 자원 개발과 환경오염을 불가피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결과 기업들의 오염물질 배출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논리는 현재의 선진국들이 형성되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다.

1950년부터 오늘날까지 약 70퍼센트의 온실가스 배출은 선진국에서 나왔다(세계 67억 중 여기에 사는 사람 숫자는 10억뿐이다). (중략) 첫째, 개발도상국들은 과거에 발생한 대부분의 배출에 책임이 있는 것은 선진국들이며 이제 와서 조정에 따르는 모든 부담을 가난한 나라들에게 지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이는 올바른 주장이다. 둘째, 개발도상국들은 지구온난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나라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지리적으로 아주 취약한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방글라데시의 경우, 해수면이 상승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 세바스티안 둘리엔 외 2인,『자본주의 고쳐쓰기』, p.330

우리나라의 경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작된 대운하 사업은 4대강 사업이란 이름으로 환골탈태하였지만 개과천선하지는 못했다. 강을 자연 상태로 두고 조화를 꾀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의 치수를 원활히 한다는 이유로 환경파괴를 정당화시켰다. 그 결과 강을 뒤엎고 보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각종 중금속들이 강물 위로 떠올라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심지어 올 여름에 나타난 녹조 사태는 4대강 사업이 애초에 달성하고자 했던 치수 기능 또한 공허한 외침에 불과했음을 여실히 드러내었다.

저자들은 마지막으로 신자유주의의 도입 이후 노동조합 등을 통한 노동자의 권익 보호 역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고전파 학자들은 물가안정이라는 지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업률 문제는 감수해야 할 필요악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노동자들을 ‘비용’으로 보고 비용절감을 장려하였다. 이런 기조에 따라 정부는 노동시장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는 정책을 채택하였다. 기업들은 규제자유화에 따라 국내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떨어뜨리고, 임금삭감이 용이한 후진국으로 공장과 회사를 이전하였다. 그 결과 노동자들의 사회보장제도가 노동자의 부담으로 변하였고, 노동조합의 협상력 약화로 근로자들의 복지 혜택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면서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급속히 악화되었다.

IMF를 기점으로 들어온 신자유주의로 인해 우리나라 또한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은 악화되어왔다. 외환위기 이후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노동유연화로 인한 고용불안정과 노동 강도의 강화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와 인간관계 장애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박재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노동자의 삶의 질 변화」, 『한국사회학』 제 35집 6호, 2001, p.100). 예를 들어 신자유주의로 인한 경쟁적 분위기는 직장 내 동료들을 적으로 만들어 협업문화를 파괴시켰다. 또한 노동 강도가 높아지면서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Quality of Work and Life)도 급속하게 붕괴되었다. 특히 기혼 여성노동자들의 경우 과거 가부장적 시기에 요구되었던 가사노동의 역할을 평등하게 나누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직장인으로서의 역할요구도 이전보다 강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출산휴가 등 여성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남성 근로자에 비해 더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런 문제들은 노동자들의 능력 개발에 악영향을 끼치며 특히 여성들의 시간부족 문제는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비용을 야기하고 있다(조주은, 「신자유주의의 시간압박 문화와 기혼여성노동자」, 『문화과학』 제49호, 2007, pp66-77).

이상의 논의들을 종합해 볼 때 신자유주의는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으며, 부의 재생산을 통해 기득권의 공고화에 일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계층간의 격차가 확대되어 사회갈등이 증폭되고 국가 불안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저자들 또한 신자유주의를 실패한 것으로 규정하며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기에 바람직한 새로운 경제체제를 모색하며 살펴보기로 한다.

‘괜찮은 자본주의’를 살피기에 앞서 저자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본주의 고쳐쓰기』가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점 중 하나는 경제문제에 대한 해결 방식에 있어 다각적인 차원에서 논의한다는 점에 있다. 특히 최근의 경제비판서들은 금융위기나 재정위기 등 특정 이슈에 대해 주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대증요법에 머문다. 즉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는 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은 각종 위기들의 근본적인 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세부적인 대책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먼저 신자유주의와 신고전학파에 의해 호도된 금융자유화를 청산하고 기업과 가계를 위한 규제제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금융기관들이 편법적으로 자본을 유출시켜 금융 기능을 이용한 투기를 못하게끔 강제한다. 그러면 금융기관의 도산이나 신용경색(credit crunch)으로 인한 대출불능 사태를 미리 막을 수 있어 우량 기업들이 안전하고 꾸준히 대출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는 기업의 건전한 투자를 장려하며, 금융기관의 부실을 국민들의 혈세로 메꾸는 일을 줄이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 저자들은 각 경제주체들이 정보문제로 금융상품 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여 생기는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파생상품거래 등을 제한하고, 스스로의 건전성을 시장에 검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여러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감독당국이 이 기관들의 비즈니스 모델들을 검토해야 하며, 따라서 해당 금융기관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모델을 밝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만약 투기적 활동에 지배적으로 혹은 전적으로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들이 있다면 이것들에 대해서 규제 당국은 훨씬 더 높은 자기자본비율을 갖추도록 강제해야만 하며...
- 세바스티안 둘리엔 외 2인,『자본주의 고쳐쓰기』, p.271

외국에서는 이런 규제 강화의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데 반해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지속적인 금융 규제 완화와 해외 자본 유치가 주장되고 있으며 여전히 강력히 지지받고 있다. 이런 태도는 제2, 제3의 외환위기 및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으며 그 때의 부작용은 지난 1997년의 것보다 훨씬 강하게 들이닥칠 것이다. 따라서 금산분리완화, 자기자본비율 축소, 금융부문간의 통폐합 등 규제 완화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재고(再考)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저자들은 유한한 자원의 소모를 줄이면서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 저자들은 크게 두 가지의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하나는 시장을 믿을 것이 아니라 유한자원을 쓰는 경우에 더 높은 조세와 제한을 두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조세 부담을 더 무겁게 하면 기업들이 자원을 아낄 유인이 생긴다고 본다. 두 번째로는 정부가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유도하여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향의 정책수단을 써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저자들의 첫 번째 주장은 다소 비판의 여지를 지닌다. 저자들은 배출권 거래제하에서는 수시로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비용 산정과 관련된 불안정성에 직면하게 되므로 경제내의 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조세가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온실가스와 같이 거의 모든 국가들이 이해관계를 가지는 문제에서는 조세를 통한 문제해결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조세 협정을 통해 체결국들이 높은 조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한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 때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은 협약 수준보다 낮은 세율을 통해서 기업들을 자국으로 유치하려는 유인을 가진다. 또한 협약을 맺은 국가들도 편법적인 방법을 통해 실효세율(effective tax rate)을 낮추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유인들은 환경개선을 위한 세금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게다가 각 국가들에게 조세권은 일종의 주권(tax sovereignty) 기능을 가지기 때문에 쉽게 국제적 협약에 의해 권리를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저자들의 의견과는 다르게 국제 정치의 현실 하에서는 거래제를 통한 환경 오염규제가 더 타당하다. 조세를 통한 여러 가지 장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제도의 시행가능성이 거래제가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권력이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 내에서는 조세를 통한 규제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환경오염원들이 직접 부담하게 하여 오염자 부담 원칙이 관철될 수 있고 이들에게 거둔 조세수입으로 소득 재분배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들의 주장은 국가 내에서의 유효성은 인정될 수 있으나 국가 간 문제에 대해서는 인정되기 힘들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오염원에 대한 광범위한 조세부과가 필요하다. 특히 자본재보다는 소비재에서 과다소비로 인한 자원고갈 및 환경오염문제를 줄이기 위한 과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중과세는 기업들에게 관련 기술 개발의 유인을 제공하는데 이를 이른바 유발혁신(induced innovation)이라 한다. 유발혁신이란 과학기술의 발전이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부존자원의 양, 정치 사회적 요인 등에 의해서 혁신이 일어나는 분야가 정해진다는 이론이다(주봉규 외 1인, 『현대농업경제학개론』, 서울대학교출판부, 2001, p.250). 이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화석연료나 유한한 금속자원에 대해서 중과세를 매기게 된다면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기술혁신이 일어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범국가적 차원에서는 지역단위의 블록화된 경계 내에서 배출권 거래제를 이용하여 총량을 규제하고 지속적으로 총량을 줄여나가는 방식을 통해 저감 기술 개발의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의 경우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이 송도에 본부를 두게 되면서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할이 국제적으로 필요해진만큼 경제체제의 변화와 더불어 국제적인 역할 또한 중요하게 되었다. 또한 기술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보조가 필요하다. 기술 발전이 급속하게 일어난다면 동일한 경제수준에서 필요한 자원량이 크게 감소한다. 그러면 유한한 자원이라고 하더라도 자원의 사용량을 최소화시켜 환경오염 등의 외부효과를 거의 없애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이러한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노동 가치에 대한 재탐색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동종업계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과 최저임금제의 도입 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방법들은 동일한 노동에 대한 동일한 보상을 부여하여 근로자간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근로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여 노동자들의 삶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성을 지닌다.

우리가 보기에는 같은 지역 내의 동종 산업에서 동일 노동에 대해 기업마다 다른 임금을 지불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이치에 닿지 않는다. 이는 기업 간 경쟁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특정한 부문들에서는 일부 회사들이 평균 이하의 임금을 수단으로 삼아 생산성을 떨어뜨림으로써 제한된 범위 내에서나마 고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일 부문 내의 임금 차별에 따른 부정적 결과들은 이렇게 전체 생산성을 낮춰서 얻게 되는 어떤 이익도 압도할만큼 크다.
- 세바스티안 둘리엔 외 2인,『자본주의 고쳐쓰기』, p.261

최저임금제에 대한 강화는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제에 대한 근거규정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공개하는 자료에 따르면(http://www.minimum­wage.go.kr/status/status01.jsp?onMenu=status01) 2002년부터 2007년 사이에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저 8.3%에서 최고 13.1%까지 이르렀으나 2008년부터 현재까지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저 2.75%에서 최고 8.3%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권 이후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이 이전보다 더 고통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이를 보전할 수 있는 최저임금의 상승률은 오히려 이전보다 감소한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제의 임금상승률을 현실화시키고 이를 법제화하여 정치적 술수에 의해 빈곤 계층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동종업계에 대해서 동일임금을 부여하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를 지닌다. 먼저 산업발달이 세분화 되면서 동종업계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그리고 구분이 된다고 하더라도 적용된 임금이 너무 높을 경우에는 또 다른 사회적 보호대상인 영세 중소기업들의 운영을 어렵게 하며 또 임금이 너무 낮을 경우에는 우수 인력들이 해외로 빠져나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직적인 의미의 동일임금체계는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임금체계가 문제되는 이유는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착취한다는 점, 특히 신자유주의하에서 노동조합의 힘이 크게 약화되어 노동자들이 자본가들에게 대항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근로자들에 대해서 의무적으로 일정량의 주식을 할당함으로써 해결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즉 노동자들이 기업의 주식을 일정부분 가짐으로써 노동조합의 공식적인 의결권 등을 강화시켜 고용불안정 및 임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저자들은 『자본주의 고쳐쓰기』에서 정부의 규제와 적절한 분배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가능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청사진들은 신자유주의에 따른 무조건적인 개발을 하지 않고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함을 암시하고 있다. 즉 평등과 성장이 별개의 것으로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면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경제체제의 적극적인 모색이 요구된다. 다만 『자본주의 고쳐쓰기』의 내용이 미국 차원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변형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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